언어폭력 사례

"자녀에 대한 언어 폭력은 
대물림 된다!"

얼마 전 공중파의 고발프로에서 칠곡 계모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언니의 이야기를 방영했다. 우리는 언니의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계모의 악행에 다시 한번 분노했지만, 동시에 계모를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언니가 썼다는 소식에도 놀랐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심리를 연구하는 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은 외부의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해 왔던 최약자가 두려움의 대상에게 복종함으로서 안전을 도모하는 심리 등이 얽힌 것이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행해지는 이러한 폭력적 언행이 대물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최면적 분석에 의하면 어릴 적 지속적으로 부정적 경험, 더 나아가 피폭력의 경험이 쌓였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내재되어 있는 부정적 감정들이 어떤 계기가 도화선이 되어 폭발하는 것이다. 

힘이 좀 세지면서 엄마에게 욕하고 덤벼들어

중학교 2학년인 경환(가명)이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비난, 무시 등의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아버지로부터는 심한 폭행도 자주 당했다. 그러다 중학교 1학년 말부터 그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작은 자극에도 집안의 가전도구를 마구 부수고, 엄마만 있을 때에는 엄마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까지 행사했다. 그리고 등교까지 거부하는 상태로 상담을 왔다.
사실 외모와 상담 시의 모습은 얌전했고, 모범생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심리검사 결과 거의 모든 검사에서 심각할 정도의 심리상태가 확인되었다.
정신과 의학박사이자 아동문제 전문가인 다카하시 카즈미는 그의 저서 ‘아이는 부모 대신 마음의 병을 앓는다’에서 사춘기의 반항을 ‘부모의 마음 속 상처를 알아보고, 돌보라는 간절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런 면에서 보면 경환이의 행동이 비록 폭력적인 형태로 표출되었지만, 부모님과의 관계를 정상으로 돌리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최면을 통해 경환이의 가장 밑바닥 상처와 두려움을 치유함으로서 분노를 조절하고, 자존감을 회복 시켜줄 수 있었다. 최근에는 다시 학교에 나가며, 친구들과의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 졌고, 스스로도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해 가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경환이와 같은 경우 본인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모든 게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이 과거와 같은 상처 주기를 반복한다면 치료시기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상담을 해보니 예상대로 부모 역시도 어릴 적 가부장적 가족 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경환이의 작은 실수에게 쏟아 왔다. 지금은 경환이의 부모님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의지로 노력을 하고 계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