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거부, 폭식

“안돼, 하지마”라는 
부정적 말이 미치는 영향

초등 4학년인 우영(11세, 남)이는 초등학교 입학이후 친구를 사귀어 보지 못한 아이다. 집에서는 분노라도 폭발시켰지만 등교해서는 주눅이 드는지 툭하면 울며 전화 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결국 학교 출석을 거부하자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심리 테스트에서 자존감은 너무 낮았으며, 우울증과 불안증이 매우 높았다. 좀 더 깊은 내면에는 반사회성이 꿈틀대고 있었다. 형한테도 자주 맞아 형을 따르면서도 두려워했고, 이렇게 쌓이는 스트레스는 개를 때리거나 폭식으로 풀었다.
최면과 어머님과의 상담으로 알아보니 사업을 함께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우영이가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 외할머니가 거의 전적으로 양육과 집안일을 맡아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잔소리가 많고 간섭이 매우 심하신 분이셨다. 답답한 마음에 기대고 싶은 아버지는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엄마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회피하는 성격으로 우영이만 속으로 끙끙 앓게 된 것이다. 
우영이의 문제를 키운 것은 여러 가지였지만 그 중에서도 “안돼”, “하지마”, “그건 잘 못했으니, 이렇게 해야지” 와 같이 불안하거나 믿지 못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부정적인 언행의 영향이 가장 컸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 그런데 아주 어려서부터 행동을 제약하는 간섭과 잔소리의 굴레가 하루에도 수 십번 10여년간 족쇄처럼 채워졌다. 뭘 해도 칭찬받지 못하고,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자 우영이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기를 멈추었다. 자존감은 추락했고 친구들의 밝고 자신감 있는 모습에 비해 자신의 내면이 초라하게 느껴지자 친구 맺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는 우영이의 과거 기억의 상처만  치료한다고 해결되지 않기에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특히 우영이 형은 폭력과 분노조절이 어려운 면에서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했다. 아무리 부모 가족이라 해도 감정이란 굴곡 때문에 이런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치료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있지만 다행이 우영이를 위해 가족들은 함께 노력했다.
이제는 항상 겁먹었던 표정이 밝아졌고, 가족들에게도 자기 표현을 다 한다. 학교에서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어 집에까지 데려왔다고 한다. 전에는 홀로 집에 있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아니면 외출도 하지 않으려던 아이가 무슨 일이든 대범하게 행동하고, 학교생활을 즐기는 아이가 되었다. 지금은 폭력을 많이 쓰던 우영이 형의 최면상담을 진행하고 있다.